해양정보 | 美 과학자들, 바다에 잿물 2만t 쏟아붓는다 왜 이런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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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10-21 16:30 조회43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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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인 기자
입력 2024.02.22. 03:00업데이트 2024.02.23. 08:25
유럽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국(C3S)이 2023년 2월부터 2024년 1월까지 1년 동안 지구 평균온도가 1850년 무렵보다 섭씨 1.52도 상승했다고 지난 8일(현지 시각) 밝혔다. 2015년 유엔(UN) 파리 기후변화 총회를 통해 국제사회가 약속한 ‘마지노선’인 1.5도 상승을 넘어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구의 온도가 1.5도 이상 올라가면 해수면 상승, 생태계 파괴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C3S는 이번 집계가 1년간 측정치여서 UN의 억제 목표 ‘1.5도 이내’를 공식적으로 넘어선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국제사회의 목표가 깨지는 시점이 빨라질 것이라는 예측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기후변화 문제가 ‘기후 위기’를 넘어서 ‘기후 재앙’으로 가고 있다는 경고가 지속되면서 신기술을 이용해 지구 온도 상승을 막아보려는 과학계 움직임이 늘고 있다. 대기 중에 미세 입자를 뿌려 태양광 반사를 꾀하고, 바다에 화학물질을 투입하는 등 과거에는 부작용을 우려해 꺼렸던 방식도 시도하고 있다.
◇공기·바다에 화학물질 뿌려
호주 서던크로스대학교 연구진은 해상에서 공중을 향해 소금물을 뿌리는 ‘해양 구름 밝히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연구진은 이달 호주의 유명 관광지인 화이트선데이섬 인근 해상에서 고압 노즐로 소금 혼합물을 공중에 분사했다. 해상의 구름을 더 밝게 만들어 햇빛을 반사해 구름 아래의 바다 온도를 낮추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온난화로 인해 산호가 대량으로 폐사하고 있는 호주 북동부의 산호초 지대를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호주 정부는 이 프로젝트에 약 6400만달러(약 855억원)를 투입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스타더스트 설루션’은 햇빛을 반사하는 미세한 입자(에어로졸)를 약 18㎞ 상공에 뿌려 날씨를 흐리게 하는 기술을 실험 중이다. 이런 방식으로 지표면을 그늘지게 해 온도를 낮추는 것이다. 스타더스트의 최고경영자이자 이스라엘 원자력 위원회의 전 수석 과학자였던 야나이 예드밥은 공중에 분사하는 입자의 구성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스타더스트 측은 실내 실험을 통해 효과를 확인한 후 수개월 내에 야외 실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태양 복사 관리(SRM)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스타더스트의 방식처럼 성층권에 입자를 뿌리는 것부터 우주에 반사판을 띄우는 방법까지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해양 구름 밝히기’도 넓은 의미에서 SRM에 해당된다. 이런 방식은 화산이 폭발할 때 일어나는 현상을 모방하려는 시도다. 1991년 필리핀의 활화산 피나투보가 폭발했을 때 화산재가 대기 상층으로 분출돼 1년간 지구 온도가 0.5도 낮아졌다는 기록이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 우즈홀 해양 연구소에서는 올여름 고급 휴양지인 마서스비니어드에서 16㎞가량 떨어진 바다에 잿물과 같은 성분인 수산화나트륨 2만2700여t을 투하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표층수를 알칼리성으로 만들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20t가량을 흡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접근 방식은 예전에는 ‘환경을 건드리면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과학계 우려와 규제 당국에 의해 금기로 여겨진 것”이라며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기존 노력이 역부족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후변화 재난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시도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런 방법들은 지구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보조 수단일 뿐”이라고 했다.
◇메탄 감시 위성 띄우고 AI도 동원
빅테크 기업들도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고 있다. 구글은 비영리 환경 단체인 미국의 환경방어기금(EDF)과 파트너십을 맺고 메탄샛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메탄샛은 온실효과를 발생시키는 메탄가스 배출량을 추적하기 위해 개발된 위성으로 다음 달 발사될 예정이다.
메탄 배출량을 추적할 수 있는 기존 위성도 있지만 메탄샛은 소규모 배출 감시에 특화됐다. 이미 배출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지역뿐 아니라 작은 지역에 특이 사항이 감지됐을 때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고, 더 높은 정밀도와 넓은 가시 반경을 가졌다. EDF는 이 위성을 이용해 세계 석유·가스의 80% 이상이 생산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추적·감시를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석유·가스 산업계의 메탄 배출량을 2025년까지 45% 줄이기로 했다. 2030년에는 70%까지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IBM은 지난해 연말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협업해 개발한 지리 공간 인공지능(AI)을 공개했다. 이는 NASA의 위성 데이터를 활용해 우주에서 관측되는 지구의 기후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한다. ‘구글 어스’처럼 지도를 조작해 탄소 배출량, 홍수·산불 발생 등 정보를 확인하고 기상 이변 예측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IBM은 이 AI를 오픈 소스로 공개해 각국과 기업, 비영리단체 등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